


[논평] 정부 8.29 부동산 대책의 문제점과 우리 당의 정책 추진 방향
이번 8.29 부동산대책에는 ▷서민가계에 대한 담보 대출 확대 방안 ▷부동산 세제 감면 연장, ▷건설사 유동성 확대를 위한 건설사 회사채 유동화와 보증 지원 ▷보금자리 지구에 민간 건설사 분량 확대 ▷보금자리 공급 속도조절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8.29 부동산대책의 문제점을 자세히 살펴보자.
1. 서민가계에 빚을 권하고, 부동산 거품 유지하겠다는 것
◦ 취·등록세 감면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는 부동산 이익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거래를 활성화하고 부동산 거품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도록 하려면 우선 부동산 가격 상승이 보장되어야 하고, 대출이 서민가계를 위협하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매각이 가능한 시장상황이 만들어져야한다. 이는 곧 서민주거안정보다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거품유지에 대한 정부의 바람을 실은 것이라 하겠다.
-. 취∙등록세 감면과 1가구 2주택 보유 허용은 이미 2008년 6월11일 [지방미분양 대응 방안]에서 발표했지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정책이다. 최초 발표 이후 26개월여가 지났지만 부동산 거래활성화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또 6개월을 연장해야 한다면 그 정책의 효과를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정책은 이미 주택을 구입한 일부 계층과 2주택을 보유하려는 사람에게 이득이 될지 몰라도 대부분의 서민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정책은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없는 50%에 달하는 무주택 서민과는 무관한 것이며, 일시적으로 2주택을 보유하게 된 실수요자 계층 역시도 2주택을 장기간 보유할 자금력이 없다는 면에서 자금 여력이 있는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다. 이는 불로소득을 조장하는 정책으로, 불공정 사회로 가는 지름길을 만드는 것이다.
-.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는 주택을 투기가 아닌 거주공간으로의 인식을 확산함으로써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꾀한다는 정책의 본래 취지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다.
◦ 담보대출 지원확대는 서민 빚으로 건설사를 살리자는 것으로 읽힌다.
-. 부동산 거래 감소로 힘들어진 부동산 시장에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돈 빌려준다는 것으로, 대출규제를 완화해서 쉽게 빚낼 수 있게 해 줄 테니 집사라는 주문이다.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들이 집 마련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시장이 불안하고, 소득 대비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빚으로 집을 사라는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의 짐을 금융시장과 서민가계가 나눠지게 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다. 최근 고용시장 불안으로 서민가계 소득이 불안한 상황에서 DTI규제 없이 대출을 받았다가는 자칫 가계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정부 발표에는 주택기금을 활용하여 소형 주택을 매입할 경우 융자지원 상한을 폐지하고, 최고 2억 원까지 대출금을 확대하는데 1조원을 사용한다는 계획이 들어있다. 그것도 신규주택을 구입(분양)한 사람이 매각하는 기존주택을 구입할 경우에도 지원해준다고 한다. 신규분양을 받고도 기존주택이 매각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 사람을 핑계로 건설사의 자금유동성을 지원하려는 의도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2. 가계 부채 늘리고 금융 시스템 위험 키우는 DTI 규제완화
◦ DTI규제완화, 금융시스템 전반을 위협한다.
-. DTI 규제는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을 규제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DTI 규제의 이런 성격을 무시하고 이를 부동산 경기부양에 활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번 DTI 규제완화로 가계 부채가 늘어나고 금융 시스템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 이미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는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6월말의 가계대출은 711.6조원이다. 상반기에만 19.6조원이 증가한 수치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73.2조원이다. 이 역시 상반기에 8.9조원이 증가했다. 가계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도 DTI 규제를 완화하면 증가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 가계 부채의 증가는 금융 시스템의 불안을 키운다. 올해 7월의 주택 연체율은 0.53%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5월말 0.55%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만약 금리가 지금보다 상승하면 금융 불안은 훨씬 커질 것이다. 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금리가 1% 상승하면 가계의 이자부담액이 4조원 증가한다. 이렇듯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연체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 DTI규제 완화로 저소득층이 타격 받을 수 있다.
-. 가계의 순 금융자산을 고려한 부채구조를 보면 저소득층이 더 취약한 모습이다. DTI 비율도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DTI가 40%를 넘는 가구의 비율이 고소득층은 7%인데 비해 저소득층은 31%에 이른다(금융연구원). 이는 DTI 규제를 완화할 때 저소득층의 부채가 훨씬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따라서 가계수지도 악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채무자의 갚을 능력을 보고 그에 맞추어 대출을 해 주는 것은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금융기관이 갚을 능력을 보지 않고 과다한 대출을 해 주는 것은 일종의 “약탈적 대출(Predatory Lending)"에 해당한다. 미국 같은 곳에서는 이러한 대출행위를 Home Ownership and Equity Protection Act(HOEPA)에서 약탈적 대출로 규정하여 불법행위로 간주한다. 정부는 DTI 규제 완화로 이러한 약탈적 대출을 금융기관에게 권장하는 셈이다.
◦ 9억원까지 DTI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은 수도권을 겨냥한 것으로, 이것이 지방에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 9억원인 아파트까지 규제완화를 해주는 이번의 대책은 수도권에 포커스를 둔 것이다. 지방은 아파트 가격이 낮아서 DTI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재도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의 71%는 수도권에서 발생한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수도권은 247.7조원이고 비수도권은 101.4조원이다.
-. 이번 DTI 규제 완화로 주택담보대출의 수도권 집중의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까지도 “지방이 유리하던 측면이 없어지고 수도권이 더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어 지방에서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평화방송, 열린 세상 인터뷰, 2010.8.30).
3. 주택기금 전세대출확대, 여전히 기금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을 외면한다.
◦ 주거비 경감 등 서민주거지원 확대를 위해서 (전세)대출을 늘인다는 정부정책 역시 이미 1년 전에 발표했던 방안의 재탕이다.
정부는 카드대란의 원인을 기억해야 한다. 그 일로 신용회복절차 및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대부분의 카드 대란 피해자는 사치와 낭비성 지출자가 아니라 불가피한 생계비지출로 인한 서민들이었다. 이처럼 서민들의 빚만 늘려준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대출 확대가 자칫 주거안정이 아니라 무주택 서민 가계의 빚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복지비로 지출해야할 항목을 서민대출 확대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 현행 주택기금 전세대출은 영세민과 근로자서민으로 구분하고 있으나 소득이 향상될 경우 금리가 저렴한 영세민대출에서 근로자서민대출로 바로 전환이 안 되고 있다. 즉, 영세민 대출금을 갚아야만 근로자서민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또한 최저생계비수준의 소득밖에 안 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영세민 대출에서도 전세권 설정 외에도 일선은행이 연대보증인이나 담보를 요구하고 있어 영세민 대출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인 경우가 허다하다. 전세자금 대출폭을 넓히기 전에 영세민대출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보증하는 것과 같은 제도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
4. 개발제한구역의 민간주택 건설 확대는 환경 파괴, 서민 피해
◦ 개발제한구역에 들어서는 보금자리 주택지구내 민간주택 비율을 25%에서 상향 조정하겠다는 것은 그린벨트 해제 취지를 왜곡하고, 개발이익을 건설사에게 더 많이 주겠다는 의도이다.
◦ 2008년 9.19 조치를 통해 정부는 그린벨트를 해제하면서 임대주택을 포함한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도권 그린벨트는 서울과 경기도 주요 도시 사이에 있어 개발요구가 높고 주민의 재산 피해가 있었음에도 공익을 위해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아무런 사회적 합의도 없이 그린벨트를 해제한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토지에 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는 명목을 내세웠다. 이것을 2년 만에 다시 민간건설사에게 넘겨주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이다. 보금자리 주택을 내세운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정책이 결국은 건설사를 위한 정책임이 이번에 분명히 드러났다. 서민용 보금자리 운운했던 것은 눈속임이었던 셈이다.
5. 또다시 반복되는 건설사 무조건 퍼주기
◦ 정부는 건설사 회사채 유동화 -> 신보 보증 -> 시장매각이 가능하도록 총 3조원 규모로 건설사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건설업체 채권과 기타 업종 채권을 묶어 안전성을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놀랍게도 이는 미국의 금융위기를 야기했던 방식과 너무나 흡사하다. 여기에 더해서 대한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매입대상과 업체별 매입한도를 확대하여 건설사의 미분양물량을 사주겠다는 방안을 추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2008년 10월에 이미 발표했던 것이다.
◦ 미분양의 첫 번째 원인은 경기침체이전에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한국건설연구원 자료를 보더라도 수도권에서 주택가격의 50%를 대출할 경우 월 상환액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득분위 7분위 이상의 고소득층이다. 미분양아파트가 소형평형이 아닌 고가의 중대형 평형이 많은 것이 바로 이를 입증하는 것이다.
◦ 그리고 수요를 무시한 건설사의 일방적 공급이 문제이다. 건설사의 위기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겠으나 건설사의 경영책임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런데 미분양사태를 초래한 건설사들이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고 있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미분양아파트를 계속 사주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정부가 신봉하는 시장경제원칙에도 맞지 않다. 또한 국민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6. 부동산 정책 대안
첫째, 부동산 막 개발 줄이고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정리
부동산 부양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후진적인 발상을 이제는 거둬야 한다. 다시 말해 건설사와 건설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건설업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구조를 선진국형으로 전환할 때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민 다수의 반대는 물론이고 사업성과 효과마저 의심스러운 4대강 사업은 전면 중단되어야 한다.
둘째, 공공임대주택의 획기적 확대
부동산정책의 기본방향은 자가 및 무주택자 모두 장기적으로 안정적 주거가 보장되도록 하는 쪽으로 맞춰야 한다. 우리나라 임대주택 수는 총주택대비 5%내외 총가구대비 3%에 불과하다. 대다수 무주택 서민의 주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임대주택을 선진국 수준인 20%까지 확보해야 한다.
셋째, 민간주택 임대차제도 개선
다양한 서민주거지원 방안이 있어야 한다. 세입자 대부분이 민간임대인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하여 민간임대 주택시장에서 절대약자인 세입자를 위한 보호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임대차 기간 연장 및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 부여, 임대료 인상율 상한제 등을 통해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할 있도록 임대차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주거비 경감, 소득대비 주거비 비중이 높은 저소득 가구에 대한 주거비 지원 등 서민주거 지원 방안이 폭넓게 도입되어야 한다.
넷째, 담보대출 독점을 막아 가계부채 다이어트 적극 유도
진정한 서민보호에 초점을 둔 담보대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주택담보대출은 금지해서 다주택자들이 담보대출을 독점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1가구 1주택의 경우 개인회생 진행 시 주택담보대출을 별제권 대상에서 제외하여 10년간 나누어 변제하고 그 때까지 변제하지 못한 원금에 대해서는 면책을 인정해야 한다.
다섯째, 개발이익, 불로소득 환수제도 강화
각종 개발정책과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환수되도록 해야 한다. 개발이익환수에 대한 법률을 정비하고 개발권공유제도입을 통해 개발이익이 특정집단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부동산 시장안정화를 꾀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으며 나아가 나라 살림도 튼튼하게 할 수 있다.
여섯째, 부동산 보유세 강화
불로소득 환수장치인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보유세를 지금보다 훨씬 높여서 부동산 투기 심리를 원천적으로 억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보유세가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다주택자들이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의 보유세를 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세금제도가 정치 환경에 따라 수시로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0년 9월 1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