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국가인권위, 결국 헌재에 야간시위금지 법안관련 의견제출 않기로 한 것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의 행보가 매우 우려스럽다.
어제 인권위는 제5차 전원위원회에서 야간옥외집회금지 조항의 헌법 위배 여부를 심리중인 헌법재판소에 공식의견제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야간집회 조항에 대한 헌재의 불합치 결정이 나온 바 있고, 인권위 역시 야간시위를 폭력성과 연관짓기 어렵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았음에도 이 같은 상반된 결정을 내려 인권위가 보수 성향으로 노선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인권위의 이러한 파행적 모습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아슬아슬하기는 했지만 줄곧 진보성향의 판단을 내려온 인권위에 지난달 진보성향의 스님 후임으로 중도보수 성향의 스님이 임명되면서 진보와 보수 위원 수가 역전된 바 있다.
때문에 인권위 내부에서 ‘보수성향의 위원 수가 더 많아 이 안건이 통과될 거라 일찌감치 기대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인권위는 ‘심리 중인 헌재에 의견서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인권위의 본분을 망각한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행정부처에 대한 권고는 쇠귀에 경 읽기이고 헌재 의견서 제출은 심리 간섭이어서 못 한다면 인권위가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보수 성향의 위원이 다수를 점함에 따라 인권위가 더이상 정권에 부담이 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정권 비판적인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금도를 넘어 이명박정권의 썩은 물이 악취를 더하고 있는 지금, 민감한 사안일수록 앞장서서 정권을 견제해야 할 인권위가 정권의 눈치만 보느라 제 본분을 다하지 못한다면 국민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사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인권위의 생명은 독립성과 실효성이며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하여 이를 스스로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마지막 경고에 귀 기울여 정도를 잃지 않길 간곡히 촉구한다.
2010년 3월 10일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백성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