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주택정책이 다른 서민주택정책을 잠식하고 있다.


김현주(부동산담당)




몇 일전 LH공사가 시행하는 수원시 고등동 일대 주거환경개선사업지역의 보상이 연기되면서 1만여명의 주민들이 혼란에 빠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일대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해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몇 안 되는 주거환경재정비 사업지구로 올 초 보상공고가 나왔다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LH로 통합되면서 연기되어 지난달 4일 보상 공고가 다시 나온 곳이다. 그런데 최근 사업시행자인 LH사가 사업재검토를 발표하고 나오면서 사업추진이 어려워졌다. 문제는 이같이 사업재검토에 들어간 LH시행 주거환경재정비사업이 전국 42개 지구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자랑하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사업 때문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짓는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면서 연평균 10조∼15조원의 보상비가 추가될 전망인데, LH의 자금사정상 보금자리주택 외 사업은 추진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보금자리 주택사업은 이명박정부가 지난 8월 내놓은 주택공급확대 정책이다.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 주택정책은 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보금자리주택으로 전환하고 공급주택의 50%가량을 분양아파트로 전환하여 시세의 50~80%가격에 분양하겠다는 정책이다. 다시 말해 임대주택을 줄이는 대신 분양아파트를 짓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최근 강남 그린벨트 해제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금자리 주택청약신청에 사람이 몰리고 당첨자는 로또당첨에 버금가는 시세차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면서 보금자리 주택사업은 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 주택추진으로 인해 다른 서민주택정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처럼 다른 서민주거정책을 접고 진행하는 보금자리 주택이 과연 서민용 주택인가하는 것이다.

판교신도시처럼 분양가가 사업초기보다 1.5배이상 폭등하지 않고 시세의 절반(평당 1,100만원)에 공급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도 문제지만 정부 발표대로 현재시세의 절반에 공급된다고 해도 3억원짜리 집이 과연 서민용인가? 보금자리주택은 아무리 시세의 절반이라 하더라도 실수요자인 서민과는 거리가 먼 비싼 집일 뿐이다. 사회자산으로 계속 남게될 임대주택과 달리 개인에게 그 이익을 독차지하는 보금자리주택은 서민용대책이 아니라 당첨된 가구에게만 로또를 선물하는 인기영합정책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사업예상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킬 투기에 대한 걱정도 있다. 신중한 검토 없는 대규모 공급정책이 몰고 올 부동산투기 위험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사업예상지구별로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정부는 투기다발지역은 보금자리 주택지로 선정하지 않겠다는 엄포까지 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정부의 투기방지대책이나 개발이익환수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 판교 신도시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보금자리주택공급은 4년동안 판교신도시 10개(판교신도시가 3만호규모였음)를 만드는 엄청난 규모다. 철저한 투기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부작용은 메가톤급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노동당은 물론이고 서민주거를 걱정하는 전문가들도 서민주택정책의 우선순위를 집을 살 여력이 없거나 집을 매입할 의사가 없는 서민층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장기임대주택 공급, 주거극빈층에 대한 획기적 주거지원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의 보금자리 주택정책은 민간분양아파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사실이지만 보금자리주택 확대로 인해 정부지원이 더 필요한 서민들의 임대주택 주택공급량은 줄어들 것을 염려한 것이다. 사업시행초기인 지금 벌써부터 임대주택공급은 물론 그 비율이 줄어들었고, 공공기관이 추진하던 주거환경재정비사업까지 후순위로 밀려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거짓 서민정책이 낳은 후과가 바로 서민들의 한숨과 눈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계획한 보금자리 주택공급계획만 임대주택위주의 공급으로 바꿔도 2018년까지 현재 4%남짓한 임대주택 비율이 10%까지 확대 된다. 정부가 이제라도 서민들을 위하겠다면 민주노동당이 공약한 대로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공급을 20%이상으로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진보정치449에 개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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