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문화예산으로 본 현 정부 문화정책
추은희(정책연구원)
○ 턱없이 낮은 문화예산 : 말로는 문화국가, 실제로는 문화 홀대
전체 예산 대비 문화예산 비율 1% 수준, 우리 당 공약대로 2%로 늘려야
정부가 제출한 2010년 문화, 관광, 체육 예산은 3조 423억원이다. 문화부는 2010년 예산이 사상최대이고 전체 정부예산 대비 비율 역시 사상 최고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내막을 살펴보면 여러 문제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먼저 문화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2010년 전체 예산에서 문화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04%이다<표1>. 이 비율은 2005년 이후 큰 변동이 없었다. 더욱이 2008년 예산부터 국정홍보처가 문화부에 통합되면서 국정홍보예산까지 문화예산에 끼어들어가 있다. 국정홍보예산이 2008년에는 621억원, 2009년에는 598억원이었고 2010년 708억원이 잡혀 있다. 이 예산을 제외하면 2010년 정부 전체 예산 대비 실제 문화예산 비율은 1.01%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문화예산 비율은 2008년의 1.02%에 비해서도 오히려 줄어들었다.
주요 문화 선진국들의 문화예산 비율에 비하면 1%는 상대적으로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문화국가를 얘기하려면 먼저 문화예산의 절대규모를 지금보다 훨씬 늘려야 한다. 우리 당은 문화예산 2%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우리 당의 공약대로 문화예산이 2%는 돼야 한다.
<표1> 전체예산 대비 문화부 예산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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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05 |
2006 |
2007 |
2008 |
2009(본) |
2009(추경) |
2010(안) |
|
정부 예산 |
209.5 |
234.7 |
233.7 |
257.1 |
284.5 |
301.8 |
291.7 |
|
문화부 예산 |
2.1 |
2.2 |
2.3 |
2.6 |
2.8 |
2.8 |
3.0 |
|
전체예산대비비율 |
1.01 |
0.94 |
0.99 |
1.02 |
1.00 |
0.94 |
1.04 |
(단위: 조 원, %)
○ 4대강에 휩쓸려갈 문화예산 : 문화 건설만으로는 문화발전 이룩할 수 없어
문화예산의 절대규모가 작은 것도 문제지만 예산을 쓰는 방향 역시 문제이다. 당장 문화예산의 많은 부분이 4대강 사업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문제이다. 문화부는 국토부, 환경부, 농식품부와 더불어 4대강 사업 시행의 핵심 부처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문화부에서도 자전거길, 유스호스텔 건설 등 4대강 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국토부에 제출한 문화부 계획안에 따르면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 규모는 총 7,182억원이다. 2010년 예산안에 따르면 문화부는 4대강 연계사업 예산으로 94억원을 잡아놓았다<표2>. 4대강 사업 관련 나머지 예산은 2011년과 2012년에 투입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표2> 4대강 예산(문화부문)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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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조직 |
세부사업 |
2009년 예산 |
2010년 예산 |
증감 |
|
국민체육진흥기금 |
자전거 유스호스텔 조성 |
- |
24.1 |
24.1 |
|
레저스포츠 시설 지원 |
40 |
45 |
5 | |
|
일반 회계 |
공공디자인 시범도시 지정 및 조성 |
15.0 |
55.0 |
40.0 |
|
수변연계 문화관광권 개발 |
- |
25.0 |
25.0 | |
|
4대강 살리기 연계사업 |
94.0 | |||
국회예산정책처, “2010년도 예산안 분석”, 2009.
그러나 4대강에 투입되는 예산은 낭비될 가능성이 크다. 도심이 아니라 시골지역에 자전거 길과 자전거 유스호스텔을 만들었을 때 이를 이용해 장거리 여행을 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실태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용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이용자는 서민층이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계층이나 고소득자일 가능성이 크다. 자전거 유스호스텔을 포함한 문화부의 4대강 예산은 문화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뿐더러 시급성도 떨어진다. 4대강과 관련되어 투입되는 다른 예산들도 시설건설 예산일 따름이다.
○ 보수이념 확산 예산 : 이념 대립만 부추길 불필요한 예산
2010년 예산안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보수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한 예산이 많이 편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예산은 진정한 문화와 거리가 멀고 오히려 이념 대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먼저 2010년 예산안에는 ‘역사박물관 예산’으로 97억원이 잡혀 있다. 이는 역사박물관 총 예산 484억원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밖에 역사박물관 건립 운영기반 구축 예산으로 37억원이 잡혀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2010년의 총 역사박물관 예산은 134억원에 이른다. 역사박물관 총 예산은 484억원인데 올해 투입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은 현 정부 임기 중에 투입될 예정이다<표3>.
<표3> 연도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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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
2011 |
2012 |
합계 | |
|
예산액 |
97 |
256 |
131 |
484 |
|
총예산대비 비율 |
20% |
50% |
30% |
100% |
(단위: 억원)
사실 이 역사박물관 건립 사업은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다. 지난해 광복절에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기념할 상징물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건립 얘기를 꺼냈다. 당시 ‘건국절’인가 ‘광복절’인가 하는 논란이 있었고, 건국절은 이른바 ‘뉴라이트 역사관’에 따른 현대사 해석이라 하여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바로 이 ‘건국절’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현대사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사회적 합의 창출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보수주의 역사관을 전파하려 들면 이념대립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2010년 예산안에는 ‘국가브랜드’예산 19억원이 책정되어 있다. 이 예산도 보수주의 이념을 확산시키는데 이용될 수 있다. 문화부는 ‘각 예술기관의 특성에 맞는 국가브랜드 창작 작품 개발 및 레퍼토리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각 예술단체들에게 국가브랜드 작품의 예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예술단체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뿐만 아니라 정권이 선호하는 예술적 취향이나 이념에 맞는 예술작품을 창작하게 함으로써 예술 활동이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맞지만 그 작품내용까지 지정해주면서 지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 전시성, 이벤트성 예산 중시
2010년 문화예산안에서 전시성, 이벤트성 예산이 많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문화부가 처음 2010년 예산운용 방향을 정할 때는 생활체육기반 확충과 국제경기대회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제출된 예산안에서는 국제경기대회 지원·유치 활동 예산은 증가한 반면, 지역 체육진흥시설 지원 예산은 오히려 깎였음을 알 수 있다.
<표4> 체육 예산
|
구분 |
회계 |
2009(추경) |
2010 |
증감 |
|
체육진흥시설 지원 |
958 |
905 |
-57 | |
|
체육진흥시설 지원 |
광특회계 |
29 |
20 |
-9 |
|
생활체육시설 지원 |
1,198 |
1,123 |
-75 | |
|
국제경기대회지원 |
국민체육진흥기금 |
598 |
1,063 |
465 |
|
국제대회유치활동 |
51 |
82 |
31 |
(단위: 억원)
체육진흥시설·지원 예산은 141억원이 깎였다. 그러나 국제경기대회 지원과·유치 활동 예산은 모두 496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생활체육기반 확충’이라는 문화부의 예산운용방향을 무색케 한다. 올바른 예산운용의 방향은 오히려 생활체육 예산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이 밖에도 2010년 문화예산안은 문화 시민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짜였다는 점, 문화 다양성과 미디어 다양성을 오히려 파괴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