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호감호제 재도입은 인권침해제도의 부활이다
정부가 흉악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이른 것을 악용하여 과거 인권침해의 대표적인 제도였던 보호감호제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은 미래지향적 형사정책과 인권 가치를 부정하고 과거로의 회귀를 선언한 것이다. 상습적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아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그 책임을 인정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국민감정을 악용하여 범죄예방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응보적 사법정책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에 불과하다.
지난 16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청송교도소를 방문하여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2008년 12월 형사법 개정특위에서 상습범과 누범에 대한 가중처벌규정 폐지를 전제로 보호감호제를 다시 도입하자고 결의했다”며 “여론 수렴을 거쳐 이르면 12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무부는 ‘보호감호제도 도입 관련 설명자료’를 별도의 보도자료로 배포하여 이 장관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보호감호제도는 위헌과 인권침해 논란 등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부추길 것이 명백하고, 재범의 위험성을 낮추고 범죄자의 사회복귀 준비와 사회방위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실패한 제도’의 재도입에 불과하다.
헌법 제13조는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이중처벌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과 자유권규약 등 우리나라가 가입 비준한 국제인권규약에서도 이중처벌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형법 및 특별형법에 상습범과 누범을 가중처벌 할 수 있는 조항들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범의 위험성 등을 이유로 사실상 형벌과 다름없는 형태의 보호감호를 인정하는 것은 위헌 논란과 인권침해 논란을 벗어날 수 없다. 그간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현재의 제반여건을 감안해 볼 때 보호감호가 결국 일반형벌의 내용과는 다르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무리 포장된 언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의 보호감호는 위헌이고 인권침해다.
2005년, 국회를 통과한 사회보호법 폐지 법안의 주된 취지는 보호감호제도가 이중처벌금지 규정과 과잉처벌금지 원칙에 위배되고 재범을 막는데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이었으며, 이는 상당한 기간동안의 사회적 논의와 합의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재범의 위험성을 낮추고 범죄자의 재사회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교정·교화행정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교정 현실은 법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 자체가 요원한 상황에 있다. 열악한 시설, 교정·교화 프로그램의 부재, 예산의 부족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 사실상 ‘가두어 두는 곳’ 이상의 의미를 둘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교정시설에서 범죄가 재생산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기존의 교정·교화행정은 뒷전에 둔 채 보호감호제도의 재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요란극성을 떠는 정부의 의도가 참으로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바라건대 교정행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대책 마련과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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