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3. 경찰특공대 대테러종합훈련 관련 기자회견문

 

 

 철거민을 테러범으로 규정한

용산참사 재연 대테러종합훈련 강력 규탄한다.

 

    

 

  용산참사를 재연한 경찰특공대의 대테러종합훈련은 용산참사 피해자와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며 대국민 살인 협박입니다.

 

어제(2일) 오전,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는 서초구 방배동 훈련장에서 대테러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철거민들의 망루투쟁을 진압하는 내용의 시범을 보였습니다.
건물 옥상위에 파란색 양철판으로 만든 망루와 빨간색 스프레이를 뿌려서 적은 ‘생존권 보장’, ‘철거’와 ‘단결투쟁’이라고 적힌 깃발, ‘투쟁’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현수막 등은 1월 20일 새벽, 용산의 그것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거대한 기중기로 옮겨지는 검은색 컨테이너 박스, 사다리차와 물포, 거침없이 망루로 접근하는 경찰특공대는 영락없이 용산재개발 4구역 남일당 건물에서 보았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경찰특공대에게 진압당해 무릎을 꿇고 있는 시위자들은 무시무시한 공권력의 괴력 앞에 공포에 질려 있었던 용산의 바로 그 철거민들이 분명했습니다.
믿기 어려웠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설마, 살기 위해 올라갔다가 죽어서 내려와야 했던 그 야만의 현장을, 전 국민을 헤어날 수 없는 경악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그 폭력의 현장을, 그렇게도 태연하게, 아니 자랑스럽게 재연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


2일 서울 방배동 경찰특공대 훈련장에서 특공대원들이 용산 철거민 참사현장을 연상케 하는 고공 망루 농성자를 상대로 대테러 진압 시범을 보이고 있다.  

/ '경향신문'  김기남 기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7021656211&code=940100


이 땅의 철거민은 더 이상 집과 가게를 강제로 빼앗긴 억울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 나라의 철거민은 더 이상 세금도 내고 투표도 하는 나라의 주인이 아니었습니다. 테러범이었습니다. 경찰특공대가 대테러 작전을 통해 한순간에 제압해야 할 국가의 적, 인류의 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용산에서 그처럼 비참하게 죽어가야 했고, 죽어서도 자신과 동료를 죽인 범죄자 취급을 당해야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대한민국 경찰은 철거민을 바로 그렇게 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로 용산참사 165일째를 맞습니다. 아직 유족들은 죽은 이들을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 보낼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상황입니다. 1월20일, 망루에 함께 올라  뜨거운 불구덩이의 기억을 머리 속에서 지우지 못하고 있는 참사 피해자들, 아마도 평생 그 상황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 할 그 피해자들의 답답한 심정이 그대로 있습니다. 눈물이 말라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는 유족들, 동료를 잃고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 피해자들, 그들에게 어제의 대테러훈련은 도대체 어떤 의미여야 합니까.

이명박 정부와 경찰이 용산참사 유족과 피해자들의 아픈 상처까지도 씻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최소한의 인간된 도리로 법적, 도덕적 의무는 해야 한다고 주장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어제, 피해자와 유족들을 두 번 죽였습니다. 짓밟았습니다. 국민을 무시하고 협박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느낍니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야4당 공동위원회’(이하 야4당 공동위)는 어제 있었던 경찰특공대의 대테러종합훈련에 대한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합니다.
야4당 공동위는 용산참사 재연 대테러훈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특공대 대장 등 관련 책임자의 엄중 문책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야4당 공동위는 정부와 지자체가 용산참사 피해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피해에 대한 배·보상에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담당 : 조영래 보좌관

2009. 7. 3.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야4당 공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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