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30. 비정규직법 시행 관련 논평

 

 

 국민들 앞에서는 눈물 흘리고 뒤에서는 칼 꽂나

- 이명박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일자리부터 보호하라

 

 
 사진: '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비정규직법 시행유예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정부는 100만명 해고대란설을 퍼뜨리며 자신들이 진심으로 비정규직 일자리를 걱정하는 듯 말합니다. 시행유예만이 비정규직을 위한 방법인양 주장합니다.

 

짚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가 직접 고용하여 책임지고 사기업의 고용행태를 바꾸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할 정부부처, 공기업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해서 정작 정부는 어떤 조치를 하고 있습니까. 한 마디로, 겉 다르고 속 다른 정부의 행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참여정부시절, 정부는 2006년 8월 2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만들어 비정규직 남용을 막고 차별금지에 대해 천명했습니다. 8월 24일에는 국무총리 훈령으로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규직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추진위’를 설치하여 정규직전환여부 및 비정규직 실태조사 등을 추진하도록 하였습니다.

 

또 2007년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무기계약 전환”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2년 이상 근무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7만 1,861명을 무기계약 전환대상으로 확정하면서 비정규직에 대해 합리적인 사유 없이 고용계약을 종료하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2008년 12월 기준으로 정부부처, 공기업에서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16,950여명 중 88%인 15,000여명이 정규직 일종인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정부가 비정규직법 개정을 들고 나온 뒤로는, 원가절감, 경영효율화 중심의 공공부문 선진화 추진으로 비정규직 보호는커녕 정규직까지도 고용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더구나 노동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의 유효기간이 2009년 8월 30일로 되어있는데도 그에 앞서 오늘 6월 30일 ‘공공기관 비정규직 실무추진단’ 활동을 종료시켰습니다. 비정규직 해고대란을 유포한 정부가, 스스로 책임져야 할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보호 의무를 정한 훈령이 아직 유효한데도 이를 집행할 대책팀도 두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습니다.

 

정부는 비정규직을 보호해야한다면서 비정규직법 시행유예를 주장합니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걱정하는 것이 진심이라면, 정부가 공공기관과 공기업부터 비정규직을 내쫒지 않도록 조치하고 정규직 전환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전환 규모를 더 늘리고 보호 대책을 더 자세하게 세워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방송공사와 보훈병원 등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 먼저 비정규직을 내쫒고 있습니다. 국민들 앞에서는 눈물 흘리고 뒤에서는 칼 꽂는 격입니다.

 

비정규직법 시행이 다가오는 이때에, 앞장서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모범을 보이고 고용정책에서 사기업을 선도해야 할 정부가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잘못된 방향으로 사기업을 오도하며 고용대란을 앞장서서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법 개정 없이는, 정부마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윤만을 위해 달려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점으로 보아도 분명합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비정규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하려면, 최소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일자리부터 보호하고 말을 꺼내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도 진정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날 국민들의 처지를 걱정한다면,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법개정을 요구하는 야당과 노동계를 탓하지 말고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비정규직 잘라내기부터 막기 바랍니다.

 


사진 :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 경기보조원 분회 블로그
http://blog.jinbo.net/88cc/?cid=2&pid=37

담당 :  정경윤 보좌관

2009. 6. 30.

민주노동당 원내부대표 이정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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