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대 총선 당시 서울 지역에서 정당별 득표수를 따져봤을 때 만약 '반MB연합'을 실시했다면, 민주당 등 야권의 후보가 무려 10곳에서 당선됐을 가능성이 높다.ⓒ 민중의소리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 잠정합의에 대한 진보신당의 입장]
민주당의 패권주의와 묻지마․들러리 연대로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수 없다.
어제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4당의 선거연대 잠정 합의가 있었으나 민주당의 추인 연기로 발표가 보류되었다. 진보신당은 3월 16일 대표단회의에서 이번 야4당만의 잠정 합의가 연대의 원칙과 호혜정신이 실종된 ‘묻지마 연대’로 전락했다고 판단하며, 공동 합의정신을 위배한 야5당 협상에 더 이상 참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결정하였다.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4당간의 잠정 합의는 호혜존중의 연대정신이 훼손된 묻지마/들러리 연대이다
진보신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야권 공동선거연합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선거로 치러지는 6.2 지방선거는 수천명의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로서 야권이 공동의 선거연합을 시도하는 것 그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따라서 진보신당은 야권의 선거연합이 ‘묻지마 연대’가 아니라 정책에 기반한 가치연대로 진행되어야 하며, 어느 일방에 의한 연합이 아니라 상호 호혜의 원칙에 입각한 연대가 되어야 함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그러나, 그간 야5당의 협상은 이러한 연대의 정신과 원칙이 수시로 위협받아 왔고, 결국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4당의 선거연합 잠정 합의 내용은 연대의 정신과 원칙이 훼손된 ‘묻지마/들러리 연대’가 되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야4당의 잠정 합의는 정책에 기반한 가치연대라는 원칙이 실종되었다
이번 야4당의 잠정 합의는 선거연합에서 핵심 전제인 정책에 기반한 가치연대가 실종된 묻지마 연대가 되어버렸다. 지난 3월 8일에 있었던 중간 정책발표는 각 당의 공통 정책사항만을 확인한 발표로서 “환경세도입, 비정규직 해결방안, 한미FTA, 대학서열화 문제, 사회복지세 신설” 등 7대 핵심 정책에 대한 논의와 합의는 계속 미뤄져 왔다. 결국 야4당의 잠정 합의는 진보신당이 가장 힘주어 추진했었던 정책연합에 근거한 가치연대가 선거연대의 핵심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야4당간 잠정 합의는 ‘호혜존중의 연대 원칙’이라는 그간 야5당 합의 사항에 대한 파기이다
지난 3월 4일 중간합의문 발표 직전에 야5당의 협상이 결렬된바 있다. 중간합의 발표 직전인 3월 2일,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4당은 연합의 방안으로서 광역단체장은 경쟁방식으로 선출하고, 기초단체장은 선(先) 정치적 합의와 후(後) 경쟁방식 등의 연대방안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호혜존중의 연대원칙에 위배됨으로서 진보신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광역단체장 역시 기초단체장과 마찬가지로 선(先) 정치적 합의와 후(後) 경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야4당은 진보신당의 주장을 수용해 광역단체장 역시 선(先) 정치적 합의와 후(後) 경쟁방식으로 결정하는 방안을 3월 4일 합의문으로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어제 야4당의 잠정 합의는 서울, 경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광역단체장을 경쟁방식으로 결정하고, 기초단체장의 일부지역은 합의하며 그 외 지역은 경쟁방식으로 한다는 것으로서, 이는 지난 3월 4일 중간합의를 전면적으로 뒤엎고 진보신당이 강하게 반대한 3월 2일의 입장으로 회귀한 것이다. 협상과정에서 진보신당이 수차례나 중간합의 위배임을 지적하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야4당이 이같은 잠정 합의에 도달한 것은 진보신당을 배제하더라도 나머지 야4당만의 선거연대를 강행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입장은 지난 3월 4일에 야5당 협상대표들이 직접 서명한 상호 호혜의 합의정신과 내용을 정면으로 파기하는 것으로, 야5당 선거연합 협상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우리는 규정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정한 이명박 정권 심판은 구태한 한국정치를 극복하는 것이다. 기득권을 버리지 않는 낡은 정치, 낡은 연대, 낡은 관행으로는 국민이 승리하는 선거도, 이명박 정권 심판도 가능하지 않다. 지난 2월 10일부터 시작된 야5당의 선거연합 협상은 결국 무산되었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 반MB 대안연대를 위한 노력과 다양한 모색의 길은 열어둘 것이다.
2010년 3월 17일
진보신당
손학규 ‘야권연대 협상’ 격노.. 춘천칩거 끝?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최근 민주당이 야 4당과 추진해 온 야권연대 협상방식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민주당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손 전 대표는 야 5당과 시민사회단체의 ‘5+4 회의’에서 수도권 11개 지역을 민주당이 양보한 협상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역에서 사생결단으로 뛰고 있는 후보들이 있는데 협의하고 설득하는 과정 없이 언론을 통해 협상내용이 흘러나오게 한 것은 잘못됐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현 정권 심판을 위한 야권연대의 대의에는 동의하지만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소탐대실’ 민주당
[분석] 민주당 지도부는 왜 5+4 협상안의 추인을 거부했나
정웅재 기자
지방선거에서의 반MB연합이 좌초의 위기에 몰렸다. 야5당과 시민사회단체간의 협상기구였던 ‘5+4’ 협상은 지난 16일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합의안 도출 직전 진보신당이 뛰쳐나간데 이어 19일에는 민주당 지도부가 추인을 거부하면서 잠정 결렬된 상태. 야4당은 주말에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새로운 합의안을 만들기는 힘들어 보여, 사실상 민주당 지도부의 '결단'만 남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협상 추인 거부는 왜?
진보신당의 협상 이탈이 예견된 것이었다면, 민주당 지도부의 추인 거부는 복잡한 내부사정의 결과물로 보인다. 일단 민주당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추인 거부 이유는 세 가지로 축약된다.
우선 비민주당에 양보하기로 한 지역구에서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 후보의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즉 민주당이 나서면 ‘승리하는 연대’가 되지만, 다른 야당이 나서면 ‘지는 연대’가 된다는 논리다.
민주당은 또 광역의원 후보에서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점과 경기도 지사 후보 선출에서 경쟁 방식을 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추인 거부 이유로 들었다.
즉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기초단체별로 1인씩의 후보를 비민주당 후보로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서울시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은 교섭단체조차 꾸리지 못할 정도로 참패한 바 있다. 비록 이번 선거가 2006년과 다른 정치지형에서 벌어지는 것이지만 25~30%의 지역구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을 ‘지나친 양보’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경기도 지사 후보 선출에서 경쟁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여의도 주변에서는 민주당의 협상 추인 거부에 대해 다른 분석이 나온다.
우선 경기도 지사 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주된 이유로 꼽힌다. 유 전 장관은 최근까지도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계승한 정당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하는 등 구 민주계와 일관되게 각을 세워왔다. 현재 유 전 장관은 경기도 지사 후보군 내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데, 민주당 특히 구 민주계의 입장에서는 이를 용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다른 야당들에게 양보하기로 한 기초자치단체가 결국 민주당 내 비주류 속아내기의 일환이라는 내부 비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서울에서 광진, 성동구, 경기도의 오산, 하남시 등은 모두 비주류 소속 국회의원들이 당선되었거나 당선된 지역들이다.
결국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불편한 감정과 당내 계파간 갈등이 협상안 추인 거부의 주된 이유가 된 셈이다.
‘소탐대실’ 비판 피하기 어려워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는 ‘소탐대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6일 <한겨레>가 여론조사기관 ‘더피플’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한명숙 전 총리는 민주당 후보일 경우 오세훈 현 시장과 13% 격차로 뒤지지만,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8% 격차로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소한 5%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이다. 경기, 인천, 경남, 울산 등의 경우에도 이는 다르지 않다.
민주당의 협상 추인 거부 논리가 오락가락하는 것도 문제다. 민주당은 성동구청장 선거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는데, 왜 양보해야하는가를 추인 거부의 이유로 들었지만, 경기도 지사 후보 중 유시민 전 장관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애써 무시하고 있다. 또 기초단체의 경우 다른 야당의 후보가 공식화되기도 전에 이런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연대, 연합의 대의 이전에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큰 이유로 보이는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거부감은 논리적 배경 자체가 없이 오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수준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공개된 인터뷰에서 유 전 장관에게 대놓고 “대구로 가라”든가,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으라”는 요구를 했는데, 다른 당 후보에게 이런 수준의 요구를 하는 것은 상식 밖이다. 이에 대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19일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평소에 사이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서 거부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 아니지 않나?”고 쏘아붙였다.
시민사회, “좀 더 지켜보자”
정당간의 협상을 지켜보고 있었던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이다. 아직 협상이 완전히 깨진 것이 아니니 지켜보자는 것이다. 또 야권 연합이 결국 민주당에게도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인 만큼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협상을 깰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도 많다.
아무튼 작년 말부터 시작된 '5+4'협상이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정당간 선거 연합을 이뤄낼 지 여부는 1~2주 이내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협상에 참여해 온 한 시민사회 관계자는 "민주당이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기대반 실망반의 심정을 내비쳤다.
<정웅재 기자 > 저작권자© 한국의 대표 진보언론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