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낮,
4+5회담이 최종 합의를 이루었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막판 협상의 진통을 겪으며 진보신당이 협상을 거부하며 4+4의 합의 결과라는 소식까지.
당일 오전부터 있었다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4+4가 합의한 협상결과를 추인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도대체 협상결과의 내용이 무엇인지, 무엇을 추인했다는 것인지 이리저리 알아보아도 저녁때까지 그 내용을 확인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카더라~라는 막연한 내용만을 들으며, 6시 발표가 7시로 늦춰지고 그리고 결국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그 협상결과를 추인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인터넷 뉴스를 통해 듣게 되었다.
나는 그날 저녁 중앙당 몇 분의 간부를 통해 협상의 구체적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1. 협상의 원칙과 전략이 무엇인지,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 왜 최고위원회와 중앙당은 어떤 보고도 없는가?
협상이라는 것이 상대가 있음으로 가변적인 상황에서 정황에 맞는 여러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협상의 기본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당내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네마다 이미 오래전부터 민주노동당의 선거승리와 지역정치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뛰어다니는 후보들이 있다.
특히나 서울지역의 경우는 다수의 지역위원회가 오래전부터 기초선거의 승리를 위해 집중전략을 펼치며 선거를 준비해왔다. 그런데 이번 합의가 기초단위까지를 포함한 포괄적인 조정을 추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여러 가지 의문과 우려를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이번에 합의하였다는 광역 25개구와 48개구 기초단위의 조정이 현실화되었을 경우 합의된 단위가 아닌 곳에 이미 출마를 준비해왔던 후보들은 어떻게 된다는 것인가? 그 지역에서 후보를 선출하고 선거를 준비해왔던 당원들에게 어떤 절차를 거쳐, 당내 합의 절차와는 다른 야권단일화의 내용을 관철시킬 것인가? 당원 직접 선출과 피선거권 제한문제에 대한 당내의 논의가 전제되지 않은 채 타당과 시민사회와의 합의를 진행한다면 이후에 발생하게 될 당내 혼란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해명을 어디에서도 들은바가 없다.
노동조합에서도 협상권한은 협상지도부가 가지지만 최종합의 사인은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는 야권연대 과정에는 우리 당원들이 어떻게 문제에 개입하고 결정에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상력이 발동이 안된다.
또한 모든 협상의 과정이 당으로부터 보고되어지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서야 알게 되는 현실에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 협상이 타결되었다가 깨지는 과정이 모두 언론에 공개되고 있는데 당 게시판 어디를 뒤져봐도 단 한번도 협상과정과 결과에 대한 상세한 보고과정이 없는 것인가?
야권연대가 ‘묻지마 단일화’로 흐를 우려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우리 지역의 당원들에게 무언가 사실관계를 해설하고 설명할 정보가 지역위원장인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2. 진보대통합과 반MB연대, 그 사이에서 우리 당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물론 진보신당의 협상태도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해 듣고 있다. 진보신당의 입장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문제가 향후 당의 진로에 사활이 걸린 문제이니 그들의 협상전략이 또한 반영되어 있으리라 본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막판 협상이 진보신당의 합의없이 타결되었을 때 우리 민주노동당은 그렇게 쉽게 최고위원회에서 협상안을 추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았을까? 얼마전 강기갑 당대표와 노회찬 대표가 만나 진보진영의 대단결을 약속하고 트윗에 사이좋게 인증샷을 찍어 국민들에게 더 이상 분열이 아니라 단결로 나아가리라 약속을 하였다.
진보신당의 문제를 접어두더라도 우리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을 배제하고 합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니 더 노력을 기울이고 다함께 합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자고 더 많이 요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진보대통합을 위한 진정성을 보이는 태도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바로 최고위 인준을 하였는데 결국 민주당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그 모든 합의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결정을 하였을 때 정말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옛말이 떠오르며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만에 하나 진보신당을 배제한 단일화 합의를 이루었을 때 발생할 문제를 생각해 보면 더 끔찍한 상황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지역에서는 이미 당의 작년 6월 대대방침과 민주노총의 요구에 따라 진보진영의 대단결을 위한 진보진영 선거공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진보신당이 배제된 합의에 따라 우리가 출마하지 않고 민주당과 진보신당, 두 정당의 후보가 출마하는 지역은 4+4합의를 따라야 하는 것인지, 진보대통합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인지? 이 역시 해명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기에 진보신당의 협상테이블 복귀를 강력히 요구해야 하지만 그를 위한 우리의 노력 역시 진보대통합의 원칙을 벗어나는 순간 모든 것이 블랙홀로 빠져들게 된다는 것을 안다면 지난 16일 합의를 그렇게 바로 추인했다는 것은 사실 믿겨지기가 힘들다.
3. 마지막으로 호남의 지방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민주당이 이번 협상을 추인하지 않은 이유 중 수도권 광역단체장 문제와 더불어 호남의 선거공조와 관련한 이견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항간에는 민주당이 호남에서의 공조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혹은 기초단체장 지분을 나눈다, 이러저러한 말들이 나온다.
민주노동당의 입장에서 호남은 반MB가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지역구도 속에 안주하고 부패해가는 호남 집권세력에 맞서 참신한 진보정당의 목소리를 내고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미 반MB연대는 각 광역의 실정에 맞게 ,그 지역의 향후 민주노동당 토대를 강화할 수 있는 실리적 측면도 함께 고민하며 협상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반MB라는 기준이 이렇게 모든 지역에 전면적으로 적용되고 추진되는 것이 옳은지, 호남의 당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거연대에 임하고자 하는지, 당의 호남전략은 무엇인지, 그에 기반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지 그 모든 것이 궁금하다.
이 엄중한 시기에 무거운 책임을 안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믿고 있다.
하지만 연대의 위력도 우리 스스로 감당할 힘이 있어야 한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고민과 의문을 함께 해결해가면서, 기본적인 소통과 합의의 노력을 전제하면서 일이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